아마존, 알렉사 개발자들의 수익창출 가능하도록 개방
아마존은 자사 가상비서인 알렉사(Alexa)에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스킬(Skill)을 개방하여 개발자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알렉사 개발자는 무료 스킬에 추가로 유료 팩을 추가하거나 프리미엄 스킬을 유료로 판매할 수 있다.
스킬은 알렉사를 통해 작동하는 명령어이자 일종의 응용프로그램이다.
소비자는 알렉사에 스킬을 추가하는 것으로 더 많은 명령과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아마존이 유료 판매를 공개한 건 작년 11월이었지만, 소수의 개발자에게만 제공되었다. 이를 개방한다는 건 개발자들이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 앱 판매로 이익을 내는 것처럼 알렉사 플랫폼에서 스킬로 이익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마존에 따르면, 현재 알렉사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은 4만 개 정도이다. 대부분 스킬이 무료이며, 다른 기기를 조작하는 데 사용된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소비자는 다른 기기를 구매할 때 청구하는 비용에 알렉사 스킬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까지 얻는다. 만약 해당 권리를 빼놓고, 구매한 기기와 연결할 스킬을 별도 구매해야 한다면 접근성이 떨어진다.
달리 말하면, 알렉사 스킬은 기업들을 위한 일종의 마케팅 채널이었다. ‘우리 제품은 가상 비서와 연결하여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습니다.’라는 동향을 따르는 세련된 상품으로 보이도록 하기에 알렉사만 한 창구는 없다. 아마존은 가정용 가상 비서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기업들은 알렉사 스킬을 팔아서 이익을 낸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저 알렉사와의 연결 자체가 주요 목적이고, 해당 효과로 상품을 하나 더 판매하는 게 중요했다. 그렇다 보니 현재 알렉사와 연동하는 커넥티드 홈 기기는 약 1만 2,000개 수준으로 늘었고, 2,000여 개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그렇다는 건 알렉사 스킬을 유료로 판매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은 단순히 개발자에게 이익을 돌려주겠다는 것만이 아니다. 이미 기업들은 알렉사와의 연동을 통한 마케팅으로 상품을 판매하여 이익을 내고 있다. 예를 들면, 코웨이는 2015년 3,000대 수준이었던 미국 내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알렉사 탑재 이후 2017년에 3배 이상 증가했다고 CES 2018에서 밝힌 바 있다.
고로 아마존이 알렉사를 개방하는 건 알렉사가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을 본격적으로 늘리겠다는 의도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아마존은 에코 시리즈의 액세서리라고 할 수 있는 ‘에코 버튼(Echo Button)’을 출시했다. 에코 버튼은 에코를 통해 게임을 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주변 기기로 단순한 버튼 모양이다. 게임은 알렉사 스킬로 제공되며, 게임 내용에 따라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에코 버튼은 말 그대로 게임 실행 능력이 부여된 '버튼'이다. 스피커 제품군이 아니라 알렉사 가제트 즉 부속제품이다. 뭐랄까. 퀴즈 쇼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퀴즈에 참가한 사람이 재빨리 누르는 버튼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작고 납작하며 원형으로 생긴 이 제품은 조명이 들어가 있어 여러 사람들끼리 알렉사와 호환되는 게임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제품은 한쌍에 20달러.
생김새는 에코 닷과 같이 아이스하키용 퍽(puck)과 유사하다.
아마존은 알렉사 개방에 앞서 개발자들이 에코 버튼으로 게임 스킬을 자유롭게 개발 수 있는 API를 지난달에 출시했다. 달랑 버튼 하나, 음성으로 작동하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를 품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에코인 ‘에코 쇼(Echo Show)’도 존재하며, 아마존은 에코 버튼을 ‘알렉사 가젯(Alexa Gadget)’이라는 별도 카테고리로 묶으면서 에코 버튼 외에도 알렉사와 상호작용할 다른 주변 기기 출시를 암시했다.
요지는 개발자들이 알렉사와 연동하는 게임 스킬을 개발할 수 있고,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간단히 말하면, 아마존은 알렉사를 게임 영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아마존은 개발자들이 알렉사를 통해 이익을 낼 다른 방법도 공개했다. ‘아마존 페이(Amazon Pay)’라는 기능은 소비자가 무언가 구매하고자 할 때 직접 신용 카드 정보와 배달 정보를 입력하게 하는 대신 음성으로 해결하게 하는 방법이다. 가령 ‘알렉사, 장미꽃 바구니를 주문해줘.’라고 명령하면, 결제부터 주문이 한꺼번에 이뤄진다. 스킬의 능력에 따라 구매할 상품의 상세 정보를 파악한 후 주문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해당 방법은 최근 아마존이 주목하는 티켓 사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알렉사, A 지역의 편도 항공권이 20만 원 이하일 때 결제해줘.’ 등 명령어를 스킬로 구현한다면 최저가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 매력적일 수 있다.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스킬을 개발할 수 있고, 알렉사로 상품을 팔 방법의 등장은 마치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웹에서 앱으로 넘어간 것처럼 앱에서 스킬로 넘어온 것으로 느껴진다. 아마존 페이의 개방은 전자상거래 업체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아마존은 알렉사를 개방한 것만으로 게임과 전자상거래 시장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아마존이 알렉사 생태계를 어떻게 성장하고자 하는지 보여주는 예이다. 알렉사 생태계가 커지고, 개발자들이 게임과 전자상거래 분야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흡수하고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수익을 낼 수 있게 된다면 현재 다른 기기를 조작하는 데에 국한된 알렉사의 능력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지점이 오게 되리라 생각한다.
아마존은 스킬 판매로 발생한 수익의 70%를 개발자에게 돌려주고, 30%를 수수료로 가져간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의 앱 판매 정책과 유사하다. 알렉사 생태계가 아마존이 원하는 스마트폰 생태계의 크기처럼 확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차례이다.
<출처:맥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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